[풍경과 시가 만나다] 길림 화전의 관광명소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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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승호| 작성일 :22-01-27 15:11|본문
남루산의 노래
손경위
계곡을 품은 첩첩 산중에
시원한 가을 바람 불어오는데
발걸음도 가볍게
잔도 따라 굽이치는 비탈길 올라가보니
옅은 안개 한 겹 한 겹 거두어 내며
서서히 시야가 열린다. 안개가 만물을 적신다
가을 안개에 감춰진 먼 산과
짙은 그늘이 하늘을 뒤덮은 수림은
가을 바람에 천천히 물들고
가을 잎 바람에 나 뒹굴며
남루산은 최초의 부드러운 미를 드러낸다
돌에 반한 이끼
풀 잎에 맺힌 이슬 눈을 뜰 때
나는 한 그루 나무 아래서
덤덤히 눈을 감고
마음 속으로 그 꽃이 활짝 필 때의
아련한 모습 되새긴다
천하가 떠들썩 할 수록
그 꽃은 더 조용하다
흩날리는 한송이
작은 잎사귀도 가을을 품는다
돌바위의 마른 앙상함과 둥근 풍만은
누굴 향한 상사의 병이고
누굴 향한 잠 못 드는 밤인가
님을 향한 상사의 몰골과
나홀로의 고독이 풍미이다
깡충거리며 뛰노는 다람쥐
이따금 풀잎사이에 모습을 드러내며
나를 보며 재주를 자랑한다
진풍이 불어 호두 비 맞으니
이것 또한 진상 받은 복이요
푸른 물줄기는 청춘의 춤이런가
와룡탄 너의 빛나는 물결
천년을 흐느끼며
시와 먼 곳에 향한 끝없는 사랑을 토로한다
나는 구름을 마시고 안개를 내뿜는
저 룡머리 향해 웨치고 싶다
잔잔한 도랑물 도도한 강물
산발 타고 사품 치는 하천물
산 높고 물도 길다
한 아름 샘물 뭇별을 쫓아
채색 비단 창공에 드리우니
풍무 폭은 산 안개에 에워싸여
수렴청정이라
무게를 잃은 몸과 마음
경이롭고 눈부시신
이 아찔한 아름다음위로 걷는다
절세의 의기양양으로
사자면상 굽어보는 바위는 구중천에서 서서
그대를 삼천년 기다렸다
넘치는 물을 빌어
사자인면상에 입 맞춤 날리 노라면
단순이 상쾌함만이 아니다
얼마나 신기로우냐
불가사의 한 일들이다
남루산에서는 돌에도 꽃피고
사랑도 열매 맺는다
남루산이여 안녕히
이 손 젓는 안녕히는 영원한
헤여짐이 아니거늘
나무여 풀이여 꽃이여
내물이여 돌이여 이슬이여
하나하나 입 맞춘다
나의 골수에 흘러 들어
나의 마음을 다잡는 산수는
나의 가슴에 나른하게 하는 일부 기억들과 함께
푸르러 푸르러
나의 생과 함께 하리오
작가 프로필
손경위(孙敬伟) / 필명:한가한 돌/ 《시대의 유방》《금과검 손경위 시선》등 저술
수림만곡의 약속
종정해
승냥이 골 저수지의 물은아름다운 전설을 품고 있다
먼산도 말 없고
가까이 있는 수림도 침묵이다
천지는 여름 더위를
그의 번뇌의 파도에 숨겨
갈래갈래 물줄기를 만든다
물보라 소음은
란간 어귀에 걸려 멈추고
아나(婀娜)한 골바람은
무거운 외투를 허공으로 날리고
먼지 낀 거미줄 걸린 마음은
짙은 청록색 세례를 받는다
여기서 지친 시간과 늦어진 발걸음은
넘실대는 물결에서 미래를 살펴본다
호수의 둘레길에서 산책하며
유리 천막 앞에서
별빛 집 우러러
숭엄을 찬미한다
별 생각없이
떠나면 떠난다는 려행도
오로지 조용히 나의 님를 기다린다
작가 프로필
종정해(钟静海) 필명: 관산월 시가 애호가 / 작품 국내 여러 잡지 신문에 다수 발표
단풍설야의 마을
고천운
녀진의 신비를 품은 마을
광활한 대지를 가로 지나는
우거진 수림에 몸 숨기며
고금의 전설을 아뢴다
와룡탄의 류수는
낭떠러지 내림길에
순식간에 무수한 물보라 날려
우렁차게 우아하게
기묘한 범음을 연주한다
낮은 초가집
산기슭에 몸 사리고
큰 검정 사초는 지붕에서 망 보는데
인연있는 이 한 가닥 뽑아
기억의 배낭에 넣는다
함께 넣은 것은
입 담아 전해온 유구한 전설
귀향 창업자들의 꿈
5G 통신기술의 찬란한 구름가에서
불타는 번영
버들잎 푸를 때
단풍잎 붉을 때
눈꽃이 하얄 때
놓칠 수 없어
이 령적인 수림을 찾아
유구와 신성을 느껴본다
작가 프로필
고천운(高天云)/ 필명 푸른바다
길림성 시사협회 회원 화전시 현우시사, 동청시사 성원
화전 명봉산산장의 아침
장우비
별을 우러르는 사람들만의
심심히 느낀다
조대계산의 위용을
수닭의 우렁찬 아침 홰소리를
이 산천 가락의 깊은 울림을
이른 아침 안개는 눈 같아
나는 마치 선경에 있는듯
산 정상 수닭이 홰 울음
사람들의 피곤을 확 풀어준다
이번 수학은 풍족하다
가슴속 황량도 가뭇없이 사라졌다
작가프로필:
장우비(张宇飞)/필명:태양우
작품 국내 간행물에서 다수 발표 수상경력 여러차례 있음
밭갈이
시/계정
나는 동북 평원에서 보습을 잡는다
공길향(公吉乡)에서 보습을 잡는다
보습의 날은 려명의 대지의 책장을 번지며
그 책을 읽는다
줄곳 내리는 봄비는
힘껏 오월의 봄서리를 몰아낸다
송화강은 유유히 흘러
눈 같은 물보라 그 꽃은
그 물결의 잔잔한 우화라 할가
나는 래일 보습을 소장하고
귀밑머리에 어린 서리 지우고
집을 나서
너와 어깨 나란이
홍석호를 또 답사 하곘노라
많은 돌들은 오래전부터
나의 삶이 일부였거늘
이 강과 뭇 산의 은총을 받으니
이곳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백산 기슭의 붉은 바위가 있다
북위 42.9°도 화전 경내에 우뚝 서서
송화강의 그 세찬 굉음속에서
만년의 지정학적 지표를 자랑한다
자작나무 숲도
환희의 나비 날려 살포시 웃는다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이 수림 이 못의 진모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곳을 찾아오는
빙설의 더딘 발걸음을 느꼈다
백산호는 천산의 묵설의 은백과
주위에 불굴의 암석들과
뜻을 함께 한다
작자 프로필: 계정 원명 류계정 직업 농민공 문학애호가
번역: 최철언(崔哲彦)
사진: 리지(李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