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를 말하다](8)오늘 하지(夏至), 매미들의 합창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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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승호| 작성일 :22-06-21 22:32|본문
◇신기덕
하지는 열번째 절기로서 6월 21일 경에 오며 “한여름에 이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날은 태양이 북회귀선을 직사하는데 이때 지구의 북반구는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며 이튿날부터 북반구의 낮의 길이는 점점 짧아진다. 하지는 계절의 변화를 반영한 절기다.
하지에는 수컷 사슴의 뿔이 빠지기 시작하는데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슴뿔은 재생능력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으면 또 새 뿔이 자라난다. 그리고 이 절기에는 매미가 울어대기 시작한다. 그들은 독창보다 합창을 즐기는데 그 우렁찬 합창 소리에 귀가 멍멍할 지경이다.
하지에는 반하(半夏)가 생장하기 시작한다. 반하는 음지를 좋아하는 약초인데 여름철에 소택지나 논에서 자라기 때문에 반하라는 이름을 얻게 되였다. 그리고 이 절기에 련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그 우아하고 도고한 자태에 사람들은 무수한 감탄을 련발한다. 련꽃은 속세에서 태여났지만 속세를 벗어난 천상의 꽃이다.
하지에는 소나기가 많이 내린다. 이 시기에는 쩍하면 소나기가 퍼붓는데 그 범위가 그리 넓지는 않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소나기는 밭지경을 사이둔다”고 말했었다. 당나라의 시인 류우석(刘禹锡)은 소나기를 교묘하게 묘사했다.
동쪽엔 해가 눈부신데
서쪽엔 비가 쏟아지네.
말로는 흐린 날씨지만
사실은 맑은 날씨라네.
하지에는 무엇보다도 국수를 먹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면(夏至面), 짜장면(炸酱面), 양춘면(阳春面), 칼국수(刀削面)… 많은 지방에는 하지날에 밀국수를 먹는 풍속습관이 있다. 물론 행운을 기원하는 뜻도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더위를 먹지 않도록 주의를 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지금은 조선족의 랭면도 만천하에 이름을 날린 상황이라 이번 하지에는 랭면을 찾는 사람들이 기필코 적지 않을 것이다.
겨울질병을 여름에 치료하는 특수한 중의료법을 우리는 ‘동병하치(冬病夏治)’라고 한다. 기관지천식과 만성호흡부진에 치료효과가 가장 좋다고 하니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랑패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