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를 말하다](9) 오늘 소서(小暑), 열풍에 열랑이 일렁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승호| 작성일 :22-07-07 22:33|본문
◇신기덕
소서는 24절기중 열한번째에 오는 절기이며 7월 7일 경에 든다. 작을 ‘소(小)’자에 더울 ‘서(暑)’자가 어울렸으니 ‘작은 더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여름더위가 시작된다. 가장 무더운 절기인 대서와 쌍을 이루는 절기라 하여 소서라고 일러오게 되였다. 이 시기는 여름 장마철로 습도가 높고 비가 많이 내린다.
소서는 온도 변화를 반영하는 절기이다. 24절기중 온도 변화를 반영하는 절기로는 소서, 대서, 처서, 소한, 대한 등 다섯개 절기가 있다. 모든 절기 가운데서 소서, 대서, 소한, 대한 이 네개의 절기 이름이 가장 선명하다. 작을 ‘소’자와 클 ‘대’자가 대조를 이룸과 동시에 쌍을 이루었고 더울 ‘서’자와 추울 ‘한(寒)’자가 대조를 이룸과 동시에 쌍을 이루었다.
북극의 상공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태양을 둘러싸고 시계바늘의 반대방향으로 공전하고 있지만 지구에서 인간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태양이 지구를 둘러싸고 운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태양이 매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을 태양주일시운동(太阳周日视运动)이라 하고 일년간 태양이 지구를 둘러싸고 도는 것을 태양주년시운동(太阳周年视运动)이라고 한다. 태양주년시운동의 궤도가 바로 황도(黄道)인데 이는 지구공전궤도와 맞물린다.
소서 절기에는 한오리의 찬바람도 없이 뜨거운 기운만이 흐른다. 불어오는 것은 열풍(热风)이고 덮쳐오는 것은 열랑(热浪)이다. 날씨가 더워지자 귀뚜라미들이 논밭이나 들판을 떠나 뜨락의 담장 밑으로 기여들어가 더위를 피한다. 그리고 지면 온도가 높아져 수리개들이 시원한 하늘공중에서 높이높이 날아다닌다.
소서에는 터밭에 심은 채소들이 밥상에 오를 때이다. 아름다운 보라색을 자랑하는 가지, 길쭉길쭉 신선도를 자랑하는 오이, 울긋불긋 어여쁨을 자랑하는 도마도… 이런 남새들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청열작용과 해독작용도 한다.
이 절기에 가장 신나는 일은 학생들이 바라고 바라던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것이다. 지금은 숙제량도 많이 줄어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다.
우리 나라 많은 지방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삼복철에 들놀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 매년 음력 초복 첫날이 되면 집집마다 가족 끼리 아름다운 자연으로 들놀이를 떠난다.
삼복의 ‘복(伏)’자가 행복의 ‘복(福)’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삼복 나들이를 나타내는 ‘유복(游伏)’을 복이 있다는 ‘유복(有福)’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코로나 때문에 음침했던 기분을 훌훌 털어버리고저 올해는 소서에 ‘유복(有福)’한 ‘유복(游伏)’을 떠나보는 건 어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