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를 말하다](17) 오늘 립동(立冬), 겨울의 ‘궁전’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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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승호| 작성일 :22-11-08 20:14|본문
◇신기덕
립동은 24절기의 열아홉번째 절기로서 보통 11월 7일경에 든다. 이날은 태양의 황경이 225°일 때로 이날부터 겨울(冬)에 들어선다(立)고 하여 립동이라 부른다. 립동은 겨울철의 첫번째 절기이며 겨울의 시작을 의미한다. 기상학에서는 다섯날의 일평균 기온이 10℃ 이하인 그날을 기준으로 겨울이 시작되였다고 한다.
춘하추동 사계절의 절기들에서 가장 장악하기가 쉬운 것이 겨울의 절기들이다. 봄철의 경칩과 곡우, 여름철의 소만과 망종, 가을철의 처서와 상강 등 절기들은 장악하기가 좀 어렵지만 겨울철은 그 시작을 알리는 립동의 뒤에 소설과 대설이 따르고 겨울의 특징을 나타내는 동지 뒤에 소한과 대한이 따른다.
립동에 물이 얼기 시작한다. 한자로 동(冬)자의 아래에 있는 점 두개는 물이 얼어서 얼음이 된다는 뜻이다. 립동 즈음이면 북방의 부분적 지구의 수면에는 얇은 살얼음이 생긴다. 따라서 땅이 얼기 시작한다. 이 절기에는 꿩이 적어지고 대합조개가 많이 잡힌다. 옛날 사람들은 꿩이 변하여 대합조개로 된 줄로 알았다고 한다.
겨울은 위대한 자연이 우리에게 마련해준 아름다운 ‘궁전’이다. “천리에 얼음 덮이고 만리에 눈 날리는” 겨울은 빙상운동이나 설상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지상락원이며 어린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겨울에는 먹을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동물들은 동면을 한다. 곰이나 뱀, 개구리, 고슴도치 등이 다 이런 겨울잠을 자는 방식으로 신체의 신진대사를 늦춤으로써 에너지 소모를 될수록 줄인다.
겨울은 식욕이 크게 늘고 몸에서 흡수가 잘되는 계절이기 때문에 일년사시절중 몸을 보양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몇달 동안의 긴 겨울추위를 견뎌내기 위하여 사람들은 립동날 영양가 높은 음식을 해먹는다. 자료에 따르면 이날에는 당귀, 천궁, 백작, 숙지 등 네가지 중약재를 넣고 끓인 사물닭탕(四物鸡汤)이나 단호박소를 넣은 물만두, 생강을 넣은 암오리찜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립동의 가장 큰 특점은 과동준비다. 동면하는 능력이 없는 우리 인간들은 옛날 겨울을 날 준비를 알뜰하게 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이 량식준비, 채소준비, 화목준비였다. 과동준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우리 민족의 김장이다. 이 시기에는 배추김치, 깍두기, 파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등 각종 김치를 담근다. 얼마간의 숙성기를 거친 후 김치움에서 금방 꺼내온 김치는 말 그대로 천하일미다.